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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공 사건, 그리고 대학생이 마주한 김영란법

기사승인 [1201호]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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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7일(일), 본교 전자정보공학부(이하 전정공) 학생회가 과거 학과 교수에게 양주를 선물한 것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경고 및 피해보상청구 처분이 내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전정공 전 학생회가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서 학생회비를 사용해 교수들에게 20만 원 상당의 양주와 다과를 제공한 것으로, 감사를 진행한 IT대학감사특별위원회는 “학생회비를 사용해 교수의 양주를 구매한 것은 학생회비를 목적에 맞게 집행하지 않은 것”이라며 경고와 피해보상청구를 처분했다.

  이번 사건은 학생회비 부정사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더 큰 문제를 지닌다. 해당 사건은 직무관련성이 높은 사제 관계에서 학생이 교수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우로서, 김영란법 8조 2항과 5항에 의거해 처벌 받을 수 있다. 만일 교수가 양주를 받았다면 학생과 교수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김영란법은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대학 내에서도 적용되는 법률이지만 대학생들은 김영란법에 대한 정보가 미비하다. 실제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재수강을 하고 싶은데, 교수님께 성적을 D로 낮춰달라는 부탁도 김영란법에 위반되나요?’, ‘스승의날 때 교수님께 작은 선물을 드리는 것도 법에 위반되나요?’와 같은 질문들이 다수 발견된다. 대학생들은 김영란법의 직접적인 적용대상인 교수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법을 어긴 경우에는 처벌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김영란법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김영란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때문에 생활에 적용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처지이다. 본교 재학생 김주찬(국어국문·17) 씨는 “김영란법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학생회를 하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다소 불편한 점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학생들은 관례와 범법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김영란법은 무엇인가
 
  김영란법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영란 교수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시절 직접 고안한 법률로, 2016년 9월 본격 발효됐다. 당초에는 공직자의 금품 수수나 청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제안됐지만, 이후 그 적용대상을 넓혀 여러 공적 기관과 학교로까지 확대됐다. 때문에 본교는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다.
김영란법의 핵심내용은 크게 ‘부정청탁의 금지’과 ‘금품 등 수수 금지’로 나눌 수 있다. 부정청탁은 타인이 14가지의 직무에 대해 법령을 위반하거나 지위·권한을 남용하도록 청탁하는 것을 말한다. 14가지 직무에는 △채용·승진 등 인사 △학교입학·성적 등의 업무 처리 △인가·허가 등의 직무 처리 등이 있다.
 
  ‘금품 등 수수 금지’의 핵심은 ‘직무관련성’과 ‘기준 금액 100만 원’이다(하단 그래프 ‘금품 등 수수 금지 기준’ 참고). 직무관련성이 있다면 금액과 상관없이 어떠한 금품을 주고받아도 처벌받으며, 직무관련성이 없더라도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을 넘는 금품을 주고받으면 처벌 대상에 해당된다. 반면 직무관련성이 없고, 100만 원 이하의 금품을 수수했다면 제재 대상이 아니다.
 
   
 
 
  한편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사교·의례의 목적으로 금품 주고받을 때에는 ‘3·5·5규정’이 적용돼 △음식물: 3만 원 △선물: 5만 원 △축의금: 5만 원 내의 범위 안에서 허용되기도 한다. 
 
 
  학생들이 혼동해하는 사례들
     
 
  다음은 학생들이 김영란법에 대해 다소 혼동해하는 사례를 나열한 것이다(이하 우측 ‘학생들이 자주 혼동하는 사례’ 표 참고).
 
   
 
  첫 번째 사례는 이번 전정공 사건의 경우이다. 비록 학생회 차원에서 금품을 제공했을지라도  사제 간에는 직무관련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는 김영란법에 저촉될 수 있다.
 
  두 번째 사례는 성적 입력 기간이 되면 학생들 사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이다. 다수의 학생들이 “성적을 높여달라는 부탁도 아닌데 부정청탁에 걸리겠느냐”고 생각하지만, 성적을 높여달라는 부탁뿐만 아니라 내려달라는 부탁 또한 부정청탁에 해당된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장영수 교수는 “과제가 누락됐거나 성적 처리에 오류가 있는 등 합리적 근거에 의해 성적이 정정되는 것은 괜찮지만 순전히 부탁에 의한 정정은 금지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사례처럼 일상적으로 했던 행동들도 앞으로는 주의해야한다. 교수의 연구실을 방문할 때, 빈손으로 방문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사제 간에 음료 한 잔 못 나눠 마시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학생과 교수간의 직무관련성을 고려해 본다면 반드시 피해야 하는 행동이다. 교수는 학생에 대한 평가와 지도를 담당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 사이의 직무관련성은 매우 뚜렷하다. 때문에 사제관계에서는 ‘3·5·5규정’(식사는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도 5만 원의 범위 내에서 허용하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교수에게 단순히 음료를 건네는 행위를 넘어 식사 대접, 선물 등의 금품 제공은 전면 금지된다. 실제로 김영란법의 첫 신고 사례가 제자로부터 ‘캔 커피’를 받은 교수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학생이 교수를 만날 때는 빈손으로 찾아가는 것이 좋다.
 
  네 번째 사례의 경우에는 대학교의 학칙에 따라 다르다. 학칙에서 강의의 여석에 관해 교수의 자율권을 보장한다면, 강의의 여석을 늘려달라는 부탁은 교수에게 법령을 위반하거나 권력의 남용을 요구하는 부탁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청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본교는 강의의 여석에 대한 교수의 자율권에 대해 학칙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교수가 자율적으로 강의의 여석을 늘릴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이 교수에게 여석을 늘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다만, 개인을 강의 수강생에 포함시켜 줄 것을 부탁하는 경우는 부정청탁이다.
 
  다섯 번째 사례는 김영란법이 대학교에도 적용된 이후 학생들이 특히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그동안 졸업 전에 취업한 학생들은 취업계로 출석을 인정받아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국민권익위원회는 학생이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출석 인정을 요구하는 것은 성적을 조작하는 행위로, ‘청탁금지법 제5조 제1항 제10호’에 위배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학이 조기 취업자를 위해 취업계를 인정하는 ‘조기 취업자 특례규정’을 마련한다면, 취업계를 부탁하는 경우는 부정청탁이 아니다. 본교는 조기 취업자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두었으므로, 필요한 서류를 학사팀에 제출한다면 정식으로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여섯 번째 사례는 졸업식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졸업식은 학생에 대한 성적 평가가 종료된 시점이므로 교수가 졸업생이나 학부모와 꽃을 주고받는 행위는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단, 학생이 대학원 진학 등으로 졸업식 이후에도 직무관련성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처벌받을 수 있다.
 
  일곱 번째 사례는 ‘3·5·5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로 여겨 카네이션을 선물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학생과 교수는 밀접하게 직무관련성이 존재하는 관계이므로 이 또한 처벌 대상이다. 다만, 학생대표 등이 스승의 날에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8호’에 따라 허용될 수 있다. 실제로 본교에서는 지난해 스승의 날에 학과 학생회장이 교수들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권미정 수습기자 alwjd8373@soongsil.ac.kr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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