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최후의 도시다. 미로 속을 달리던 소년들의 여정은 이제 최후의 도시로 향한다.
 
  제임스 대시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가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돌아왔다. 미로에 갇힌 소년들의 사투를 다루었던 1편 <메 이즈 러너>(2014)와 플레어 바이러스로 폐허가 된 도시 ‘스코치’의 스토리를 다 루었던 2편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 이얼>(2015)에 이어 이번에는 이 모든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최후의 도시로 소년들이 떠난다. 표면적으로는 위키드에게 납치당한 친구들과 민호(이기홍)를 되찾기 위한 여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면에 담긴 이야기들은 조금 더 복잡하다.
 
  ‘글레이드’라는 미로를 벗어나자마자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와 친구들이 마주한 세상은 황폐함 그 자체이다. 나아가 플레어 바이러스의 창궐로 멸망 직전에 놓인 인류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원치 않는 임무까지 그들에게 주어진다. 1편에서 3편으로 시리즈가 확장되어 가며 그들은 그들을 가두었던 미로로 부터 멀어진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미로에서 멀어질수록 그들은 더 끔찍한 디스토피아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토마스와 친구들의 일종의 로드무비와 같다. 나아가 긴 여정의 출발점도, 그리고 도착점도 예측할 수 없기에 영화 속 공간 배경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그들은 ‘미로’와 ‘스코치’ 그리고 이제는 바이러스로부터 가장 안전한 ‘최후의 도시’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위키드의 심장부이자 네온사인과거 대한 벽, 고층으로 둘러싸인 유토피아는 겉으로 보기에만 화려할 뿐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같다. 이토록 이분법적인 세계관을 다루고 있기에 영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의 액션 스케일은 전편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 또 한 영어덜트계 SF 소설의 정수인 만큼 고난과 시련, 그리고 희생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하는 소년들의 우정이 섬세하게 나타난다. 더불어 원작과 영화가 결말을 끌어가는 방향에 있어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기 때문에 영화에 아쉬움을 느꼈다면 원작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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